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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
감각통합치료란 무엇인지 처음 들었을 때, 저는 솔직히 "감각이랑 통합이 뭔 상관이지?"라는 생각부터 들었습니다. 누군가는 아는 용어일지 몰라도, 제게는 생소하고 어렵기만 했던 단어였어요. 그때의 저처럼 ‘감각통합치료’를 처음 접하시는 분들께 엄마의 입장에서 이해한 내용을 쉽게 정리해보려 합니다.
감각통합이란, 아이가 세상을 받아들이는 방식
조금씩 알아보니 감각통합은 단순한 ‘감각’ 그 이상이더라고요. 우리가 세상을 인식하는 대부분은 오감, 즉 감각을 통해 이루어지죠.
하지만 감각은 단순히 ‘받는 것’이 아니라, 뇌가 정리하고 해석해서 행동이나 감정으로 이어지는 전체 과정이에요.
예를 들어 어떤 아이는 갑자기 나는 청소기 소리에 귀를 막고 울고, 어떤 아이는 흙을 밟는 느낌조차 못 견디고 울음을 터뜨리기도 해요.
반대로 어떤 아이는 감각을 잘 못 느껴서 계속 뛰고 구르고 몸을 세게 부딪히며 자극을 찾아다니기도 하죠.
그런 행동들이 단순한 ‘성격’이 아니라, ‘감각 통합’이 어려운 아이들이 보이는 자연스러운 반응일 수 있다는 걸, 저는 치료사를 통해 처음 알게 됐어요.
감각통합치료란 무엇인가요?
감각통합치료는 아이가 세상을 받아들이는 감각체계를 평가하고, 그 아이에게 맞는 자극을 주며 뇌가 적절히 반응하도록 돕는 치료예요.
쉽게 말해, 감각이라는 ‘정보’를 뇌가 정리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저희 아이의 경우, 아래와 같은 특성들이 있었어요:
- 몇몇 큰 소리를 극도로 싫어하고, 밖에 나가면 안아달라고 매달림
- 끈적한 느낌을 회피하고, 특정 촉감에 과민 반응
- 놀이할 때 한 가지 감각 자극(시각 등)에만 몰두하고 시선이나 반응이 느림
- 예측되지 않는 상황에 불안해하고 반복적인 질문으로 확인함
- 대근육 발달 다소 느리고 겁이 많음
이런 행동들이 일상생활에서 꽤 자주 반복되었고, 결국 감각통합치료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감각통합치료실에 처음 들어갔을 때
첫날 치료실 문을 열자, 마치 실내 놀이터처럼 다양한 도구들이 있었습니다.
그네, 트램펄린, 매트, 촉감도구, 알 수 없는 장비들까지…
그 순간 ‘이게 치료라고?’ 싶을 정도로 낯설고, 반신반의했던 것도 사실이에요.
하지만 선생님은 아이를 면밀히 관찰하며 어떤 감각에 민감하고, 어떤 감각에는 무반응인지 천천히 파악해 나갔어요.
그 모든 놀이와 활동이 단순한 재미가 아니라, 아이의 감각 시스템을 조절하고 통합하기 위한 ‘치료’라는 걸 알게 되었죠.
감각통합치료는 언제 필요할까요?
치료사분이 말씀해주셨던 감각통합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는 아이의 특징은 이렇습니다:
- 소리에 민감하거나, 특정 소리를 지나치게 싫어함
- 촉감, 온도, 질감 등에 예민하게 반응하거나 과하게 둔감함
- 자주 넘어지고, 자세가 불안정하거나 움직임 조절이 어려움
-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불안하거나, 반복 행동/질문을 많이 함
- 주의집중이 어렵고, 활동에 몰입하지 못함
물론 모든 아이가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고,
상담을 통해 ‘이 감각 특성이 발달이나 사회성에 영향을 줄 정도인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어요.
엄마로서 이해한 감각통합치료의 의미
감각통합치료는 아이의 감각을 ‘고치려는’ 것이 아니라,
그 아이가 가진 감각체계에 맞는 방식으로 세상을 덜 두렵게, 덜 복잡하게 느끼도록 돕는 과정이에요.
치료를 시작한지 이제 한달인데 주2회 수업을 들어서 그런지 벌써 조금씩 바뀌고 있어요.
무서워하던 바깥놀이도 5분, 10분씩 더 견디게 되었고, 촉감을 회피하던 손도 조금씩 도구에 닿아보려고 시도해요.
이 작은 변화들이 얼마나 큰 용기인지, 이제는 제가 더 잘 압니다.
혼자 고민하지 마세요
앞으로 이 블로그에 저희 아이의 치료 과정과 피드백 등을 기록해보려고 해요.
장기전이기 때문에 하루 하루 기록하는 것보다는 한달, 두달에 걸친 후기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감각통합이라는 개념이 낯설고 어렵게 느껴졌던 저처럼, 이 글을 읽는 어떤 분도 지금 막막한 마음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아직도 매일 배우는 중이고, 늘 확신보다 질문이 많지만, 그렇기에 함께 걷는 이가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알게 되었어요.
혹시 비슷한 고민을 하셨다면, 상담부터 받아보셔도 좋아요.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아,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하는 그 한마디가 의외로 긴 싸움의 출발점이 되어주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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